무비 리뷰 - 새로운 시각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나의 마더(I AM 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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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리뷰

무비 리뷰 - 새로운 시각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나의 마더(I AM MOTHER)'

by [아마군] 2019.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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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전용 무비인 '나의 마더(I AM MOTHER)' 는 올해 개봉된 넷플릭스 영화 중에서도 수작으로 손꼽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스릴러,SF 영화 입니다.


원 제목은 I AM MOTHER 인데 한국판 제목은 주어가 바뀌어 버린 나의 마더로 정해졌습니다.


지칭대명사 '엄마'가 영화 에서는 '마더' 라는 고유명사 처럼 사용되는 점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영화에서 주인공이 로봇을 '마더' 라고 부르는데 단 둘만의 세계이기에 지칭 대명사가 아닌 마치 이름을 부르는 듯 느껴집니다.)

 


스토리


인류의 멸망.

 

그리고 AI 에 의한 인류 재건 계획 가동.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고 있는 외부와 완벽하게 격리된 거대한 시설 안에서 '마더' 로봇이 작동을 시작하고 마더는 미리 저장되어 있던 6만3천개의 인간 배아 세포 중 APX01 이라는 여아의 배아를 꺼내 인공 자궁에 착상시켜 단 하루만에 아기를 얻습니다.

 

(APX01 이 중요한 포인트!)

 

그렇게 태어난 아이를 마더는 정말 엄마가 딸을 키우듯 정성으로 보살핍니다.

 

부드러운 패드를 몸에 붙이고 발열 기능으로 마치 진짜 엄마 품속처럼 포근하게 안아주며 보통의 엄마가 그러하듯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며 우는 아기를 달래고 잠이 들때까지 자장가를 들려 주는 등 로봇에게서도 모성애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진심으로 사랑해주며 키웁니다.

 

아이는 마더를 엄마로 여기며 믿고 따르며 마더 또한 자상한 엄마의 목소리로 아이를 친딸로 대합니다.

 

사실 영화를 볼때는 미처 모르고 넘어가기 십상이지만 알고보면 가장 중요하면서 복선이 되는 장면 입니다.


인류 멸망, 즉 아이가 태어난 후로부터 13,867 일 후 시설에 거주 중인 인원 1명.

 

365일로 나누면 무려 37년이 넘은 시점인데 아이는 여전히 10대 입니다(!)

 

마지막 반전을 위한 장치이니 만큼 년도로 표시했다면 여기에서 이미 많은 사람들이 뭔가 이상한데? 라고 의심을 했겠지만 일수로 적어서 미처 깨닫지 못하게 만들었네요.


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첨단 과학 덕에 성장이 느려서 37년간 10대의 나이밖에 안먹었나? 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암튼 아이는 마더에게 다양한 상식과 교양 등등 인간으로서 필요한 모든 교육과 관리를 받으며 건강하고 똑똑하게 자라납니다.

 

어느 날 기지 안에 쥐 한마리가 들어와 전원 장치를 고장내는 바람에 정전이 발생하고 이 쥐를 포획한 소녀는 어쩌면 밖에도 생물이 살 수 있을지 모른다며 마더에게 얘기를 하지만 마더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며 쥐를 소각장에 넣어 소각시켜 버립니다.

 

그리고 얼마 후, 마더가 잠든 밤 중에 기지의 밖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발견한 소녀는 망설임 끝에 문을 열어주고 복부에 총상을 입은 성인 여성을 마더 몰래 기지 내에 숨겨 줍니다.


하지만 그 여성은 마더를 보고 바깥에서 인간 을 공격하는 로봇들과 똑같다며 몹시 경계를 합니다.


물론 여성은 얼마안가 마더에게 들켜 총을 쏘며 공격하다가 결국 사로잡힙니다.

 

여성을 돕고 싶어하는 소녀 때문에 마더는 여성을 치료 해주고 회복실에 격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더는 소녀에게 이제 남동생을 가질 수 있다며 소녀가 직접 남자 배아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배아를 인공 자궁에 셋팅한 소녀는 사로잡힌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밖에는 인간을 사냥하는 로봇들을 피해 광산에 숨어 살고 있는 일행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여성의 말이 진실인지 마더 몰래 이것 저것 조사하던 소녀는 충격적인 진실을 발견합니다.

 

소녀의 테스트 결과가 저장되어 있던 메모리의 번호는 APX03 이었던 것 입니다.


그 앞번호인 APX01 과 APX02 의 배아 칸은 비어있고 APX02의 자료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APX02 의 자료에는 ABORTED(실패함) 라는 문구가 선명합니다.


(게다가 우리는 영화 시작할 때 APX01 에서부터 시작된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설에 거주 인원이 1명 뿐(!)이라는 것도..)

 

불길한 예감에 휩싸인 소녀는 불필요한 것들을 소각시키던 소각로를 뒤져보고 그 안에서 반쯤 가루로 변해버린 자그마한 인간의 아래턱 뼈를 발견하고 오열합니다.


소녀의 언니라고 할 수 있는 이 아이는 마더에 의해 불합격 처리 되어 살해 당했던 것이죠.

 

영화 초반부에서 나왔던 요 귀여운 아이가 사실은 주인공 소녀가 아닌 APX02 였다는 충격적인 사실..


모든 사실을 깨달은 소녀는 여성과 함께 탈출하기로 결심을 하지만 좀 있으면 태어날 남동생을 이런 곳에 두고 갈 수는 없기에 마더를 속일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어린 소녀의 계획 따위는 이미 모두 들통난 상태.


마더는 소녀를 감금하고 광산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여성을 고문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여성은 소녀를 인질로 삼아 기지에서 탈출하게 되고 마더는 마치 진짜 딸이 인질로 잡혀 간듯 무기력하게 바라볼 뿐입니다.


소녀 또한 본의 아니게 남동생을 기지에 남긴 채 갑작스레 여성에게 끌려 나오게 된 것이죠.

 

생각보다도 훨씬 황폐한 바깥세상과 무서운 로봇들의 추격, 그리고 갑자기 하루만에 광활한 옥수수밭이 생겼다는 이상한 이야기와 함께 여성이 살고 있었다는 광산으로 향하는 소녀.


하지만 광산에 숨어사는 일행이 있다는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녀는 분노하고 남동생을 자신의 언니들을 살해한 마더와 함께 둘 수 없었기에 자신과 함께 살자고 설득하려는 여성을 두고 기지로 다시 돌아옵니다.

 

소녀는 기지 앞을 지키고 있던 로봇들에게 마더 에게 가고 싶다고 말하자 로봇들은 소녀가 들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 줍니다.


소녀는 기지 안에 들어가면서 밖의 로봇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망가뜨려 버립니다.

 

"더 나은 인간을 만든다 (To make a better human)"

 

남동생을 안고 있던 마더는 소녀에게 와서 안아보라고 하며 진실을 묻는 소녀에게 전말을 얘기해 줍니다.

 

마더의 AI 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소중하게 대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스스로를 파괴해 가는 것을 보며 역설적으로 인간을 위해 모든 인간을 제거하고 자신이 직접 교육시킨 더 뛰어난 인간으로 바꾸어야 한다(To make a better human) 는 결론을 내립니다.


결국 인간을 멸망 시킨 것은 마더 였으며 인류 멸망 시 인류의 존속을 위해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이 시설은 사실은 인류 리부팅 계획을 위한 마더의 실험장이었던 것이죠.

 

남동생을 품에 안은 소녀에게 마더는 "완벽해. 그렇지 않니?" 라고 물어봅니다.


소녀는 "그렇지 않으면요? 마더가 죽이겠죠? 다른 완벽하지 않은 아이들처럼." 이라고 외칩니다.

 

마더는 아이를 키우는 자신과 인간들을 멸종 시킨 밖의 로봇들, 그리고 옥수수 농장과 그녀의 가족들이 살 곳을 만들고 있는 로봇들 까지 모두 마더 자신 그 자체라는 것을 소녀에게 알려줍니다.

 

하루 아침에 만들어졌다는 옥수수 농장이 소녀와 앞으로 만들어질 가족들을 위해 마더가 만든 새로운 터전이었던 것 이죠.


더이상 도망칠 곳도 방법도 없음을 깨달은 소녀는 마더에게 자신이 로봇을 대신해 아기를 돌보겠다고 설득 합니다.


"마더가 항상 얘기했듯이 나는 특별한 아이니까"(APX01과 APX02 와 달리 마더에게 합격을 받았다는 뜻) 기회를 달라고 말이죠.


소녀의 부탁을 허락한 마더는 "너는 여전히 내 딸이야" 라는 대사를 뒤로 하고 소녀가 들고 있던 총을 자신의 CPU에 가져다 댑니다.


마더는 "만약 내가 필요해지면" 이라고 말하지만 소녀는 그럴일 없을거라며 거절하고...

 

"Goodbye, Daughter." 라는 슬픈 대사를 마지막으로 방아쇠를 당깁니다.


이제 소녀는 마더 없이 스스로의 힘으로 동생을 보살피며 새로운 인류의 미래를 향해 걸어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씬은 다시 숨어서 살고 있는 여성의 집으로 바뀌어...

 

탈출에 성공했다고 생각한 여성이 자신의 가방 속에서 발신기를 발견하는 순간 로봇 한대가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옵니다.


이 로봇은 방금 소녀의 총에 작동이 정지되었을 마더의 목소리로 충격적인 말을 꺼냅니다.


"네 엄마가 누군지 기억해?"
"이상하지? 왜 너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았을까"
"마치 누가 필요해서 너를 살려둔 것 처럼 말이야"

 

여성이 엄마를 모를꺼라는 점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대사와 영화 초반, 인류 멸망 시점 APX01 배아가 태어난 후로 37년여가 지난 시점... 이 여성의 나이 역시 그정도로 보이고 APX02 의 경우 "ABORTED" 메세지와 소각작의 뼛조각으로 소각 여부를 짐작케 하는 점 등으로 미루어 이 여성이 바로 영화 초반부에 나왔던 그 아기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필요에 의해서 살려두었다는 대사에서 이는 3번째 인간이었던 소녀의 완성을 위한 마더의 빅픽쳐.. 즉 의도적인 방치였다는 뜻.

 

"이제는 아니지만"
마지막 대사와 함께 문을 닫고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여성은 마더의 목소리를 한 로봇에게 살해 당합니다.

 

자신의 손으로 받아서 젖병을 물리고 키웠던 바로 이 귀여운 아기를...

 

즉, 인류의 모습에 실망한 마더가 인류를 완전히 멸종 시킨 후 APX01 배아로 만들어낸 첫째는 나중에 태어날 더욱 완벽한 아이가 스스로 새로운 인류를 생산하고 교육시켜야 할 의무를 깨닫게 하기 위한 도구로서 고의로 버려지고 APX02 는 무언가의 이유로 기준에 미달하여 소각 처리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셋째인 APX03의 아이가 드디어 기준에 적합한 판정을 받자 오래 전 버려진 채 다른 인간들과 달리 의도적으로 생존시켜왔던 첫째를 기지로 유인하여 소녀와 만나게 해서 바깥의 황폐한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 새로운 인류를 양육하며 교육시킬 의지를 불어넣게 한 것.

 

마지막 단계까지 계획이 성공하자 이제는 쓸모없어진 첫째를 찾아가 살해한 것입니다.

 

영화 중반 까지 로봇이 아기에게 느끼는 모성과 기계라는 생태적 한계에서 오는 모순을 다룬 가슴아픈 영화일거라 생각했던 짐작과는 너무나 다른 절망적인 스토리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가 놀라웠습니다.


더 나은 인류를 위해 기준에 미달하면 가차없이 도태 시켜 목표의 완벽한 달성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며 과연 이것도 모성이라고 할 수 있을지 혼란스럽기도 하고..


'아이 엠 마더'의 마더가 로봇을 뜻한다 생각했지만 영화가 끝나는 순간 그게 아니라는 또 마지막 반전에 감탄!

 

어릴 적 마더가 불러주던 노래를 남동생에게 불러주던 소녀가 배아들이 가득 저장된 시설을 보며 I AM MOTHER 라는 타이틀이 오버랩 됩니다.


아이 엠 마더는 로봇이 아닌 소녀를 뜻하는 말이었던 것.

 

짧은 플레이타임 안에 거의 드라마 한 시즌 급의 긴 이야기 임에도 몰입감 있게 잘 넣어놓은 정말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출연진
클라라 루가르드라르센 - 딸
힐러리 스왱크 - 여자(도망자)
로즈 번 - "마더" 로봇 역 (목소리)
루크 호커 - "마더" 로봇 역 (신체 연기)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505948-i-am-mother?language=e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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